물컵으로 스펙트럼 만들기(분산) — ‘하얀 빛’이 색으로 갈라지는 이유

일상속의 양자역학은 물컵만 있어도 체감됩니다. 물과 유리에서 빛이 굴절될 때 파장(색)마다 꺾이는 정도가 달라 분산이 생기는 원리를 설명하고, 집에서 스펙트럼을 재현하는 세팅·실패 원인·확장 실험까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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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물컵’이 스펙트럼 실험 도구가 될까

무지개는 보통 “비가 온 뒤 햇빛이 비출 때” 떠올리지만, 핵심은 비가 아니라 빛이 굴절되며 색(파장)이 갈라지는 조건입니다. 물컵은 그 조건을 작은 규모로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 물과 유리는 빛의 진행 방향을 바꿉니다(굴절).
  • 그런데 모든 색이 똑같이 꺾이지는 않습니다.
  • 그 “조금씩 다른 꺾임”이 누적되면, 흰빛이 색으로 갈라져 보일 수 있습니다.

즉, 물컵 실험은 “무지개를 흉내 내는 장난”이 아니라, 흰빛이 여러 파장 성분의 조합이며, 그 성분들이 물질을 통과할 때 서로 다른 길을 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때 빛의 파장·에너지와 물질의 상호작용 감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일상속의 양자역학이 멀지 않게 느껴집니다.


분산(Dispersion)을 가장 쉬운 언어로 정의하기

분산은 한 문장으로 충분합니다.

같은 흰빛이라도 색(파장)마다 굴절되는 정도가 조금씩 달라서, 통과한 뒤 색이 갈라져 보이는 현상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조금씩”입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보기엔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각도와 경로를 잘 설계하면 그 미세한 차이가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커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목표는 공식이 아니라 조건 설계입니다.


준비물: 집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구성

준비물(기본)

  • 투명 유리컵 또는 투명 플라스틱컵 1개
  • 흰 종이(또는 흰 벽)
  • 스마트폰 플래시(또는 작은 손전등)

있으면 더 좋은 것(선택)

  • 검은 천/어두운 배경(대비 상승)
  • 작은 거울(각도 조절용)
  • 투명 물병(컵이 안 될 때 대체)

시작 전에 성공률을 올리는 5가지 세팅

분산 실험은 “해보면 안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패는 실력 문제가 아니라 조건 문제인 경우가 많아요.

1) 대비를 올려라: 흰 종이 + 주변 조명 낮추기

색 분리는 대비가 낮으면 묻힙니다. 주변 조명을 줄이고 흰 종이를 “스크린”으로 쓰면 훨씬 잘 보입니다.

2) 경로를 길게 만들어라: 컵과 종이 거리를 확보

파장별 굴절 차이는 작습니다. 그래서 빛이 종이에 닿을 때까지의 경로를 길게 만들면 색이 더 잘 벌어집니다.

3) 정면을 피하라: 비스듬한 입사각이 핵심

빛을 정면으로 통과시키면 경로 변화가 작아 색 분리가 약합니다. 각도를 주면 효과가 커집니다.

4) 점광원에 가깝게: 플래시가 유리한 이유

플래시처럼 비교적 작은 광원은 패턴이 또렷해질 때가 많습니다. 천장등은 광원이 넓어 색이 퍼져 보일 수 있습니다.

5) “약간 보이는” 상태를 성공으로 인정

스펙트럼이 선명한 무지개띠로 보이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자리에서 색 번짐이 보이면 이미 분산이 관찰된 것입니다.


실험 1: 물컵 + 흰 종이로 ‘색 번짐’ 만들기(가장 기본)

먼저 가장 단순한 구조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성공하면 이후 확장은 쉬워집니다.

방법(순서 그대로)

  1. 흰 종이를 책상 위에 놓습니다(또는 흰 벽에 붙입니다).
  2.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종이에 빛이 닿게 합니다.
  3. 플래시와 종이 사이에 물컵을 놓습니다.
  4. 컵을 살짝 기울이거나, 플래시 각도를 바꿉니다.
  5. 종이에 맺히는 밝은 영역의 가장자리를 유심히 봅니다.

관찰 포인트

  • 밝은 영역이 단순한 하얀 점이 아니라 길게 늘어나거나 휘는지
  • 가장자리에서 푸른 쪽/붉은 쪽 느낌이 갈라지는지
  • 각도를 바꾸면 색 번짐이 더 뚜렷해지는 지점이 있는지

성공 기준(현실적인 기준)

  • 무지개가 “뚜렷한 7색”으로 보일 필요 없습니다.
  • 가장자리에 색이 살짝 갈라지는 느낌이 보이면 성공입니다.
  • 어느 각도에서 가장 잘 보이는지 “내 환경의 정답 각도”를 찾는 게 핵심입니다.

실험 2: 물의 양을 바꿔 분산이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같은 컵이라도 물의 양이 바뀌면 빛이 통과하는 경로(두께/곡률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방법

  • 물을 1/3 → 2/3 → 가득 채우기 순으로 바꾸며 실험 1을 반복합니다.
  • 매번 “가장 잘 보이는 각도”를 찾고 비교합니다.

관찰 포인트

  • 어떤 수위에서 빛이 더 길게 퍼지는지
  • 색 번짐이 더 선명해지는 조건이 있는지
  • “내 컵”의 최적 수위가 존재하는지

이 과정은 분산이 “있다/없다”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강약이 달라지는 현상임을 체감하게 합니다.


실험 3: 컵이 어려우면 물병으로 바꿔 성공률을 올리기

컵으로 잘 안 보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쉬운 해결은 형태가 다른 투명 용기를 쓰는 것입니다.

왜 물병이 도움이 될까

물병은 곡률이 다르거나, 벽 두께가 다르거나, 빛이 통과하는 경로가 달라집니다.
분산은 “미세한 차이”를 키워야 보이기 때문에, 물병이 오히려 더 잘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법

  • 생수병(투명)을 종이 앞에 놓고 플래시 각도를 바꿔보세요.
  • 가장자리에 색 번짐이 더 잘 보일 수 있습니다.

왜 분산이 생길까: 굴절과 파장의 관계를 직관으로 잡기

이 글에서 수식을 쓰지 않는 대신, 핵심 연결고리는 확실히 잡아둡니다.

굴절: 빛이 물질을 통과하며 방향이 꺾이는 현상

빛은 공기에서 물로 들어갈 때, 또는 물에서 공기로 나올 때 속도와 진행 방식이 달라지며 꺾일 수 있습니다.

분산: 파장마다 꺾이는 정도가 조금씩 다르다

흰빛은 여러 파장 성분이 섞여 있고, 물질은 파장에 따라 빛을 다르게 “취급”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파장별로 조금씩 다른 꺾임이 생기고, 그것이 누적되면 색이 갈라져 보입니다.

여기서 일상속의 양자역학이 연결되는 지점은 “빛의 성질이 파장/에너지로 구분되고,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결과가 달라진다”는 감각입니다. 이 감각이 쌓이면 디스플레이 색, 카메라 색수차, 렌즈 코팅, 센서 처리까지 훨씬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색 테두리’도 분산 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진에서 고대비 경계(예: 나뭇가지와 하늘, 흰 글자와 검은 배경) 주변에 색 테두리가 생기는 현상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를 흔히 색수차라고 부르기도 하고, 여러 요인이 섞이지만, 기본 감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색(파장)에 따라 굴절이 조금씩 다르면
  • 렌즈/유리/필름을 통과한 뒤
  • 경계가 색으로 살짝 어긋나 보일 수 있다

즉, 물컵 실험은 “무지개 놀이”가 아니라, 사진·영상에서 보이는 실전 현상의 기본 감각을 만들어줍니다.


실패 원인 TOP 10과 해결법(여기서 대부분 해결됨)

1) 색이 전혀 안 보인다

  • 주변 조명을 줄이고 흰 종이를 사용하세요.
  • 컵-종이 거리를 늘려 경로를 길게 만드세요.

2) 빛이 너무 작게 맺힌다

  • 각도를 바꿔 빛이 길게 늘어나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3) 광원이 너무 넓다

  • 천장등보다 플래시/손전등이 유리합니다.

4) 컵 표면이 흐리거나 스크래치가 심하다

  • 더 투명한 컵/물병으로 바꾸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물이 탁하다

  • 물이 탁하면 산란이 늘어 색 분리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가능한 맑은 물을 사용하세요.

6) 종이가 어둡거나 색이 있다

  • 흰 종이가 가장 잘 보입니다. 색 종이는 스펙트럼을 덜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7) 각도 변화가 너무 작다

  • “살짝”이 아니라 “확실히” 기울여 보세요.

8) 빛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 플래시 위치도 바꿔보세요. 들어오는 경로가 달라지면 갑자기 보이기도 합니다.

9) 한 번에 변수를 너무 많이 바꾼다

  • 거리 또는 각도 하나만 바꾸면서 최적점을 찾으세요.

10) 기대치가 너무 높다

  • 뚜렷한 7색이 아니라, 가장자리 색 번짐만 보여도 성공입니다.

더 재미있게 확장하는 5가지 실험(콘텐츠 확장용)

이 구간은 블로그 글의 “풍부함”을 만드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실험을 확장하면 독자 체류시간이 늘고, 내부 링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확장 1: 스크린을 종이에서 벽으로 바꿔 보기

거리를 늘리기 쉬워져 색이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확장 2: 물컵을 두 개 겹쳐 보기

빛 경로가 더 복잡해져 색 번짐이 더 두드러질 수도 있습니다(조건에 따라).

확장 3: 투명 빨대나 유리 막대로 비교하기

구조가 바뀌면 색 분리도 달라집니다. “재료/형태”가 변수임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확장 4: 낮 햇빛 vs LED 조명 vs 플래시 비교

광원 성질이 다르면 색 분리의 선명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비교는 다음 글(적외선/센서)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확장 5: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자동 보정” 영향을 보기

눈으로는 보이는데 사진에서는 덜 보이기도 합니다. 카메라의 자동 HDR/화이트밸런스가 스펙트럼을 정리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관찰하면 “측정 장치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무조건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여야 하나요?

아닙니다. 분산은 미세한 차이라서 조건에 따라 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 색 번짐”이 보이면 이미 성공입니다.

Q2. 컵이냐 물병이냐에 따라 왜 결과가 달라지나요?

형태(곡률), 두께, 빛이 통과하는 경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분산은 경로 설계가 핵심이라 형태 차이가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3. 이게 왜 일상속의 양자역학과 연결되나요?

이 글은 양자 수식을 증명하려는 글이 아니라, 빛이 파장/에너지로 구분되고 물질과 상호작용할 때 결과가 달라진다는 감각을 관찰로 체득하는 글입니다. 이 감각이 카메라·디스플레이·센서 이해로 연결됩니다.


오늘의 핵심 한 줄

물컵 스펙트럼은 “흰빛이 여러 파장 성분의 조합”이고, 물질을 통과할 때 그 성분들이 서로 다른 정도로 굴절되어 분산이 생긴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줍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일상속의 양자역학은 추상 개념이 아니라, 내 주변 기술의 작동 감각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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