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난수(QRNG)와 일반 난수 차이: ‘랜덤’의 품질을 따져보자

양자난수는 “진짜 랜덤”에 더 가까울까? 양자역학과 실생활 관점에서 일반 난수(PRNG)와 양자난수(QRNG)의 차이, 보안에서 난수 품질이 왜 중요한지, QRNG가 쓰이는 곳·한계·오해까지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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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수는 ‘게임용 숫자’가 아니라 ‘보안의 산소’다

“난수(랜덤 숫자)”라고 하면 보통 로또, 게임, 추첨 같은 걸 떠올립니다. 하지만 보안에서 난수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보안 사고는 “암호 알고리즘이 약해서”가 아니라, 아래 같은 기본이 무너지면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 예측 가능한 비밀번호
  • 재사용되는 키/토큰
  • 편향된(치우친) 난수
  • 시간이나 기기 정보로 추정 가능한 시드(seed)

특히 암호 기술은 키가 안전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키가 예측 가능하면 강력한 알고리즘도 의미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난수의 품질”은 보안을 논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도 현실적인 주제입니다.

여기서 **양자난수(QRNG)**가 등장합니다. 양자난수는 “랜덤의 질”을 끌어올리는 도구로 자주 홍보되지만, 동시에 과장도 많습니다. 이 글은 양자역학과 실생활 관점에서, QRNG가 무엇이고 일반 난수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차분히 정리합니다.


용어 먼저 정리: PRNG, TRNG, QRNG

난수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이유는 ‘난수’라는 단어가 한 가지를 가리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PRNG(의사난수 생성기)

  •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난수
  • “겉보기에는 랜덤”이지만 사실은 결정적(deterministic)
  • 같은 시드(seed)면 같은 결과가 재현됨
  • 장점: 빠르고 구현이 쉬움
  • 단점: 시드가 노출되거나 생성기가 취약하면 예측 가능

TRNG(진난수 생성기, 하드웨어 난수)

  • 물리적 잡음(열잡음, 지터, 전기적 흔들림 등)을 이용해 난수를 만드는 방식
  • “실제 물리 현상”을 쓰는 만큼 PRNG보다 예측이 어려운 설계를 할 수 있음
  • 단점: 품질 검증/편향 제거/장치 신뢰성 문제가 중요

QRNG(양자난수)

  • 양자 현상의 측정 결과를 난수로 쓰는 방식
  • 설계에 따라 “예측 가능성을 줄이려는 의도”가 강함
  • 하지만 구현/검증/공급망이 같이 따라오지 않으면 ‘양자’라는 이름만으로 만능이 되진 않음

정리하면:

  • PRNG는 “수학적 생성”
  • TRNG/QRNG는 “물리적 측정 기반”
    이라고 보면 직관이 잡힙니다.

난수 품질이 중요한 이유: 보안은 ‘키’에서 무너진다

보안에서 난수는 대개 이런 곳에 들어갑니다.

1) 암호 키 생성

대칭키(AES 키 등)든 공개키(개인키 등)든, 키가 랜덤하지 않으면 공격자가 후보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세션/토큰 생성

로그인 세션 토큰, CSRF 토큰, API 키 등은 예측 가능하면 탈취/위조에 취약합니다.

3) 논스(nonce)와 초기값(IV)

암호 모드에서는 같은 메시지가 같은 암호문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논스/IV 같은 랜덤 값이 중요합니다.

4) 서명, 인증 프로토콜의 난수

전자서명이나 인증 프로토콜은 난수 품질이 취약하면 개인키가 새거나 위조가 쉬워질 수 있습니다(역사적으로 “난수 문제로 보안이 무너진” 사례가 반복적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즉, 보안은 알고리즘만이 아니라 “난수 공급망”이 같이 받쳐줘야 합니다. 그래서 양자난수는 관심을 받습니다.


“양자난수는 왜 더 랜덤할까?”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양자난수(QRNG)에서 자주 나오는 핵심 논리는 이렇습니다.

어떤 양자 현상은 측정 결과가 본질적으로 확률적으로 나타나며, 그 결과를 난수로 쓸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양자”라는 단어가 아니라, 측정 결과가 예측되기 어렵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 광자(빛)의 경로/편광을 측정하는 방식(개념 수준)

  • 동일한 조건에서 한 번은 A로, 한 번은 B로 나오는 결과가
  • 고전적인 숨은 규칙으로 쉽게 예측되지 않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 그 결과를 0/1 비트로 매핑해 난수로 만든다

이런 방식은 “완전한 랜덤”을 보장한다기보다, 예측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물리 기반 접근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실전적입니다.


일반 난수(PRNG)도 충분히 안전한데, 왜 QRNG가 필요하다고 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현실 체크가 나옵니다.

PRNG도 ‘암호학적으로 안전한’ 방식(CSPRNG)이 있다

보안에서 쓰는 PRNG는 아무 PRNG나 쓰면 안 되고, **CSPRNG(암호학적으로 안전한 의사난수 생성기)**를 사용합니다.
이건 “겉보기 랜덤”이 아니라, 공격자가 일부 출력을 봐도 다음 출력을 예측하기 어렵게 설계된 생성기입니다(전제: 시드와 내부 상태가 안전하게 유지된다는 조건).

즉, “PRNG = 가짜라서 위험”이라는 말은 너무 단순합니다.
실제로는 많은 시스템이 CSPRNG + 하드웨어 엔트로피 소스 조합으로 충분히 강한 난수를 만들어 씁니다.

QRNG가 의미를 가지는 지점은 보통 ‘엔트로피 소스’의 강화

실전에서 QRNG는 보통 이렇게 쓰입니다.

  • 시스템이 난수 생성을 할 때
  • “진짜 예측 불가능한 엔트로피”를 더 확보하고 싶다
  • 특히 가상환경/임베디드/대량 시스템에서 엔트로피 고갈이나 초기 부팅 시점의 약점을 줄이고 싶다

즉 QRNG는 종종 CSPRNG를 대체한다기보다, CSPRNG에 공급되는 **원재료(엔트로피)**를 보강하는 역할로 이해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QRNG의 대표적 활용처: “모든 사람”이 아니라 “특정 환경”

양자난수가 ‘필수’에 가까워지는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아래입니다.

1) 고급 보안 인프라(키 관리, HSM, 인증기관 등)

키를 대량으로 생성하거나, 키의 품질이 매우 중요한 환경에서는 엔트로피 품질이 특히 중요합니다.

2) 데이터센터/클라우드에서 대규모 키·토큰 생성

대규모 시스템은 난수 품질과 공급이 곧 안정성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3) 장기 기밀성(오래 숨겨야 하는 데이터)

“지금 수집-나중 복호화” 같은 시나리오를 고려하는 조직은 난수, 키 관리까지 더 엄격하게 봅니다.

4) 특정 규제/요구사항이 있는 산업

산업 표준이나 감사 요건이 엄격한 분야에서는 난수 생성/검증 방식이 문서화되고 검토됩니다.

반대로 일반 개인 사용자에게는 “내가 QRNG를 써야 보안이 올라간다”가 아니라, 내 서비스/OS가 제대로 난수를 만들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QRNG의 한계: ‘양자’라고 해서 자동으로 안전하지 않다

여기가 과장 포인트를 걷어내는 핵심입니다.

1) 측정 장치 자체는 고전 장비다

QRNG는 양자 현상을 이용해도, 측정/증폭/디지털화는 결국 하드웨어 장치입니다.
장치가 조작되거나 고장 나거나, 편향이 생기면 출력은 망가질 수 있습니다.

2) 편향 제거(후처리)가 중요하다

현실의 물리 소스는 완벽히 50:50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QRNG도 보통

  • 편향을 제거하는 후처리
  • 통계 테스트
  • 건강성(health) 체크
    를 함께 합니다.

3) 공급망/신뢰 모델 문제가 있다

외부 QRNG 장치를 사서 붙인다고 끝이 아닙니다.

  • 그 장치가 정말 의도한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 펌웨어가 신뢰 가능한지
  • 누가 검증했는지
    가 중요합니다.

4) “랜덤이 많다”가 “보안이 강하다”로 직결되지 않는다

보안은

  • 키 길이
  • 프로토콜 설계
  • 구현 취약점
  • 키 관리
  • 사용자 인증(피싱/사회공학)
    같은 요소가 더 큰 사고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즉, QRNG는 보안의 한 조각이지, 만능 열쇠가 아닙니다.


“양자난수 vs 일반 난수”를 생활 기준으로 판별하면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실전적인 결론은 아래입니다.

일반 사용자(메신저/은행 앱 사용자)

  • QRNG 유무를 따질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 중요한 건 OS/브라우저/앱 업데이트, 피싱 방지, 기기 보안, 계정 보호(2FA) 같은 운영입니다.

개발자/운영자

  • “난수 생성기 API를 제대로 쓰는지”가 1순위입니다.
    (직접 PRNG를 구현하거나 시간값으로 seed 잡는 실수는 아직도 흔합니다.)
  • 엔트로피가 부족한 환경(컨테이너/임베디드/부팅 초기)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하드웨어 엔트로피 소스를 고려합니다.
  • QRNG는 요구사항과 위협 모델이 명확할 때 가치가 커집니다.

보안이 핵심인 조직

  • QRNG는 “도입”보다 “검증/감사/운영”이 더 큰 프로젝트입니다.
  • 출력 품질 테스트, 장애 시 폴백(대체 경로), 공급망 신뢰가 같이 설계되어야 합니다.

QRNG가 등장하는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것: ‘표준’과 ‘검증’

양자난수는 마케팅 용어가 되기 쉬운 주제입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중요한 건 “양자”라는 라벨보다 다음입니다.

1) 어떤 신뢰 모델을 채택하는가

  • 장치를 얼마나 믿는가
  • 외부 검증이 가능한가
  • 내부 모니터링이 가능한가

2) 품질 테스트를 어떻게 하는가

난수는 “좋아 보인다”로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통계 테스트와 운영 중 건강성 체크가 중요합니다.

3) 실패했을 때 어떻게 안전하게 실패하는가

  • 엔트로피 소스가 죽었을 때
  • 출력이 편향됐을 때
  • 장치가 분리됐을 때
    시스템이 위험한 난수로 계속 운영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양자난수면 해킹이 불가능해지나요?

아닙니다. 양자난수는 “좋은 난수 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보안은 프로토콜·구현·키관리·피싱 방지 같은 요소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Q2. 내 메신저가 QRNG 쓰면 보안이 확 올라가나요?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가 체감할 만큼의 변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업데이트 유지, 기기 보안, 계정 보호가 더 큰 영향을 줍니다.

Q3. PRNG는 결국 가짜라 위험한가요?

보안에서는 CSPRNG처럼 안전하게 설계된 PRNG를 사용합니다. 위험은 “PRNG라는 개념”이 아니라, 잘못된 구현/약한 시드/엔트로피 부족에서 생깁니다.

Q4. QRNG는 어디에 가장 현실적으로 쓰이나요?

대체로 키 관리 인프라, 대규모 시스템, 고보안 요구 환경처럼 “난수 품질과 공급”을 엄격하게 다뤄야 하는 곳에서 가치가 커집니다.


정리

양자난수(QRNG)와 일반 난수(PRNG)의 차이는 “양자라서 멋지다”가 아니라, 난수의 원재료(엔트로피)를 어디서 얻고 얼마나 예측 가능성을 줄이느냐에 있습니다. PRNG도 CSPRNG로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고, QRNG는 그 엔트로피를 보강하거나 특정 위협 모델에서 더 강한 신뢰를 얻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라벨이 아니라 검증과 운영이며, 이것이 양자역학과 실생활이 보안에 연결되는 가장 현실적인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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